영화 데드풀 리뷰

2016.02.28 11:59







데드풀 (Deadpool) 후기

더럽고 섹시하고, 호러스럽지만 코믹한 안티히어로: Dirty and sexy, Horror but comic





마블 역사상 가장 똘끼 넘친다는 캐릭터 '데드풀'이 드디어 영화로 개봉했다. 만화 속에서 자신이 만화 주인공인 것을 알고 있기에 독자와 작가에게 헛소리를 할 정도라 하니, 영화에서는 어떻게 등장할지 마블 팬들의 궁금증과 기대가 꽤나 컸을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영화 <데드풀>은 원작 캐릭터의 묘미를 잘 살렸다. 기존 마블 히어로처럼 정의롭지도 모범적이지도 않다. 입을 가만히 내버려 두질 않는다. 시종일관 헛소리를 지껄이고, 농담과 음담패설로 무장했다. 데드풀의 능력이 울버린 같은 '힐링 팩터'이지만, 그의 실질적인 무기는 주둥아리가 아닌가 싶다.





데드풀은 기존 마블 영화와 다르게 청소년 관람불가(R 등급) 영화다. 데드풀의 대사 수위가 한몫한 것도 있지만, 잔인하고 선정적인 장면이 모두 포함돼있어서 그렇다. 한마디로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같은 영화를 기대하고 간다면 큰 코 다칠 만한 영화다. 또 기존 마블 캐릭터가 등장하지도 않는다. 돌연변이(뮤턴트)가 등장하는 엑스맨 격의 영화지만, 완전히 새로운 영화라고 보면 되겠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많이 있음.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웨이드 윌슨 역)은 원래 평범한 사람이었다. 아니 평범한 사람은 아니지. 초능력이 없었던 '일반인' 해결사였었다. 해결사라지만 양아치 때려잡는 양아치 정도라고 봐야 하려나. 그런 그가 모레나 바카린(바네사 칼리슨 역)을 만나며, 병신 같지만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를 펼친다. 해피 뉴이어, 해피 성탄절, 해피 사순절… 바네사와 즐거운 나날을 보내다가 나타난 말기 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그렇게 삶을 정리하는 과정에 암을 고칠 수 있는 임상실험을 알게 된다. 이는 사람에게 숨겨진 돌연변이 DNA를 자극하고 활성화시키는 불법 실험이었다. 웨이드는 이 시술을 통해 암을 치료함과 동시에 모든 상처가 회복되는 '힐링 팩터' 능력을 얻지만, 모든 피부가 문드러진 부작용도 함께 얻게 된다. 흉측한 모습으로 바네사에게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그에게 고통을 주었던 실험 총괄자 에이잭스[프란시스]를 찾아 나선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웨이드가 '데드풀'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다.





스토리 자체만 보자면 보통 히어로물과 다를 바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주인공 데드풀의 언행이 다른 히어로들과 큰 차이점이다. 과격한 언어, 섹드립, 개소리는 기본이고 미친놈 같은 행동이 일상인 19금 망나니 캐릭터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런 쪽에 코드가 안 맞는다면 그냥 '저질' 영화가 될 것이고, 아니라면 병신 같지만 재밌는 영화가 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야말로 병신년(丙申年)에 걸맞은 영화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이것뿐 만이 아니라 다른 영화를 언급하며 디스 하기도 하고 개그 치기도 한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연으로 출연했던 DC코믹스의 영화 <그린랜턴>도 본인이 디스하고, <테이큰>의 리암 니슨도 까고, <엑스맨>의 울버린도 까는 등, 데드풀과 조금이라도 연관돼있으면 그냥 다 깐다고 보면 되겠다. 또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서도 데드풀이 등장하는데, 이때 배역도 라이언 레이놀즈 였었다. 다만 기존 데드풀과 완전히 다른 캐릭터였고, 심지어 입이 봉인돼 대사 한마디도 없었다. 이번 데드풀과 완전히 딴판이니 깔 만했다. 또 데드풀이 영화 <127 시간>의 결말을 스포일러 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을 언급하는 등 여러 말장난과 패러디가 등장하니, 아는 만큼 더 웃을 수 있는 영화다.





그리고 엑스맨이 등장하는 영화지만, '콜로서스'와 '네가소닉 틴에이지 워헤드' 라는 캐릭터만 등장한다. 그 큰 저택에 둘 만 나오는 이유는 영화에서 친절히 밝혀준다. 다른 엑스맨을 출연시킬 개런티가 부족했기 때문. 여기에 영화 처음부터 감독을 돈만 버는 초짜라고 말하는가 하면 제작자들을 호구라고 하는 등 영화 관련자들까지 디스한다. 그리고 이 수많은 디스들이 웃기게 와 닿을 수 있었던 것은 황석희 번역가의 훌륭한 번역 덕분이었다. 미국식 유머 코드가 많았지만, 훌륭한 의역과 센스 넘치는 번역으로 우리나라 관객 입맛에 잘 맞게끔 멋지게 번역했다. 데드풀의 드립 수위도 적당하게 잘 맞춰서, 그야말로 약 빨고 만든 자막이라고 부를만했다.





영화 엔딩 크레딧 마지막에는 쿠키영상이 있다. 도중에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짤막하게 보여주고, 마지막에 데드풀이 샤워 가운을 입고 등장해서 데드풀스러운 대사를 읊어준다. "뭐야 아직도 안 갔어? 끝났어. 집에 가. 데드풀2 티저를 기대했구나. 우린 돈 없어서 그런 거 못해~" 대충 이런 대사였었다. 그리고 마블의 또 다른 히어로인 '케이블'에 대해 언급해준다. 데드풀 후속편을 못 만든다고 얘기는 했지만, 2017년에 <데드풀 2>이 개봉할 예정이고 여기서 케이블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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